시급 16.75불 받고 롤 마는 기계로 산 지 딱 90일 째 되던 오늘, 드디어 진상 매니저한테 퇴사 통보 날리고 옴.
매일 아보카도 덜 익었다고 내 탓하고, 연어 썰 때 두께 1미리 차이 난다고 잔소리하던 꼰대 아저씨. 오늘따라 손님도 없는데 화장실 청소를 세 번이나 시키길래 앞치마 쿨하게 벗어던짐.
"저 이제 튜나 그만 썰고 제 인생 썰러 갑니다. 수고하십쇼." 하고 문 박차고 나오는데 바깥 공기가 이렇게 달콤할 수가 없음. 버나비 밤하늘은 잔뜩 흐린데 내 앞날은 햇빛 쨍쨍한 기분임.
집에 오자마자 뚱냥이 츄르 까주고 맥주 한 캔 따니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네. 내일부턴 새 이력서 돌려야겠지만 일단 오늘은 해방감을 만끽할 거임. 면접 때 매니저 관상 쎄하면 무조건 도망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