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비 20불 내고 처음 가본 메트로타운 직장인 독서 모임에서 10분 만에 위기가 찾아왔어. 다들 두꺼운 영문 원서 꺼내놓고 고상하게 토론하는데 나 혼자 로맨스 판타지 단행본 들고 간 거 있지.
진짜 쥐구멍에 숨고 싶어서 커피만 들이켜고 있었거든. 근데 옆에 앉은 단아한 스타일의 언니가 슬쩍 내 책 보더니 귓속말로 자기도 그거 밤새워 읽었다고 털어놓는 거야. 알고 보니 그 언니도 나처럼 밴쿠버 생활 7년 차에 버나비에서 룸메랑 살고 있는 직장인이었음.
갑자기 분위기 반전돼서 둘이서 구석에서 남주인공 매력 분석하고 난리 났어. 고상한 독서 모임이 순식간에 덕질 공유의 장으로 변질됨. 결국 다음 주 주말에 언니네 집에서 마라탕 시켜 먹으면서 웹툰 정주행하기로 했어. 타지 생활에 이렇게 찰떡같이 결이 맞는 동네 언니를 만날 줄이야. 사람 인연 참 재밌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