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원 스피킹 시간에 갑자기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대체 뭐라고 대답해야 중간은 갈까?
아무 생각 없이 슬리핑이라고 했더니 교실 분위기 갑자기 싸해지더라. 원어민 강사 표정이 흡사 불쌍한 영혼을 보는 듯했음. 휴학생 신분으로 밴쿠버 온 지 딱 1년 차인데 혀는 굳어있고 눈치만 늘어가네.
급하게 하이킹이라고 수습하려고 했는데 발음이 꼬여서 해킹이라고 해버림. 강사 눈 동그래지고 짝꿍이던 남미 친구는 갑자기 나를 IT 천재 보듯 리스펙트하는 눈빛으로 쳐다봄. 나 엑셀도 겨우 돌리는 컴맹인데 졸지에 사이버 전사가 되어버림.
버나비 친구 집 얹혀살면서 맨날 방구석에만 있다 보니 진짜 취미가 없긴 한가 봄. 내일은 수업 끝나고 어디라도 좀 걸어야겠음. 혹시 어학원 다닐 때 스피킹 대처법 아는 사람 있으면 좀 공유해라. 무난한 취미 리스트 좀 외워가야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