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화장실 가려고 방문을 열었는데 거실 바닥에 물이 찰랑거리는 걸 맨발로 밟았어.
이게 머선 일인가 싶어서 불을 켜보니 천장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고 있네. 캐나다 온 지 2년 만에 진정한 밴쿠버 렌트의 매운맛을 보는 중이야. 룸메는 쿨쿨 자고 있고 나 혼자 수건으로 물 닦으면서 집주인한테 문자 보내려다가 멈칫했어. 지금 이 시간에 문자 보내면 내일 아침에 엄청 짜증 낼 게 눈에 훤하거든.
저번에도 세면대 막혔을 때 고쳐주면서 내 머리카락 때문이라고 엄청 궁시렁대서 진짜 민망했단 말이야. 그나저나 이 물은 도대체 어디서 새는 건지 윗집에서 반신욕하다가 욕조라도 터진 건가. 일단 바가지 받쳐놓고 다시 침대에 누웠는데 물 떨어지는 소리 때문에 잠은 다 잤고 내일 과외 갈 때 다크서클 어쩔 거야. 아까 그냥 화장실 참을 걸 그랬나 봐. 괜히 봐가지고 찝찝해서 잠도 안 오고 멘탈 터지네. 포트무디 렌트비도 비싼데 이런 실내 워터파크 혜택까지 줄 필요는 없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