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빼주세요를 영어로 뭐라고 하더라..."
계산대 앞에서 3초간 정적 흐르다가 결국 예스 플리즈를 외치고 받아온 쌀국수야. 휴학하고 매일 강아지랑 메이플 릿지 동네만 돌다가 큰맘 먹고 새로 생긴 식당에 포장하러 다녀왔거든.
집에 와서 뚜껑을 여는데 국수보다 초록색 잎사귀가 더 많은 거 실화야. 온 집안에 퍼지는 강력한 향기에 우리 댕댕이는 자기 간식인 줄 알고 킁킁대다가 재채기 연달아 하고 제 집으로 도망갔어.
그래도 국물은 엄청 진하고 따끈해서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더라. 고수 숲을 요리조리 피해서 고기만 건져 먹는 내 젓가락질 스킬이 캐나다 생활 2년 만에 만렙 찍은 것 같아. 기분 좋게 맑고 선선한 밤에 따뜻한 방바닥에 앉아서 호호 불어먹으니까 나름 포근하고 좋네. 다음에는 꼭 손바닥에 노 실란트로 적어서 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