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알못 주제에 버나비 커뮤니티 센터 육아 모임에 덜컥 나갔어. 1년 차 육아휴직 아빠의 근자감이었지. 근데 죄다 엄마들뿐이라 입장하자마자 뻘쭘함에 숨이 턱 막히더라.
어색하게 구석에 찌그러져 있는데 웬 캐나다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말을 거는 거야. 대충 애기 몇 개월이냐 묻는 것 같아서 당당하게 텐 먼스라고 했어. 근데 그분이 갑자기 내 배를 보면서 빵 터지더라고.
알고 보니 애기 나이가 아니라 내 임신 개월 수 묻는 농담이었음. 나도 모르게 불룩 나온 배를 쓰다듬으며 억지웃음을 지었지. 내 뱃살이 글로벌하게 먹힐 줄은 꿈에도 몰랐네.
그걸 계기로 분위기 확 풀리고 다들 내 배 한 번씩 쳐다보면서 웃고 난리도 아니었어. 영어는 쥐뿔도 못하지만 뱃살 덕분에 동네 인싸 아빠로 등극했다. 다이어트의 필요성은 뼈저리게 느꼈지만 나름 성공적인 캐나다 사교계 데뷔전이었달까. 묘하게 뿌듯해서 오늘 저녁은 치킨 시켜 먹을 예정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