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병 걸려서 밴쿠버 한복판에 카페 차린 내 능지가 레전드다. 오픈 5년 차인데 아직도 알바생 면접 볼 때는 내가 더 떤다.
오늘도 워홀 온 20대 동생이 면접을 왔는데 나도 모르게 두 손 공손히 모으고 이력서를 받았다. 군대 전역하고 막 캐나다 왔다는 패기에 눌려 질문은 커녕 시급 얼마 주면 되냐고 눈치만 보다 끝났다.
결국 내일부터 출근하기로 했는데 벌써부터 내가 눈치를 보고 있다. 스팀치다 우유라도 흘리면 혼날 것 같은 기분이다. 다들 사장되면 벤츠 끌고 다닐 줄 알지. 현실은 이 캄캄한 새벽에 매장 바닥 닦으며 혼자 센치해지는 30대 아재일 뿐이다.
텅 빈 카페 창밖으로 구름 낀 밴쿠버 밤하늘 보니까 괜히 서글프다. 내일 첫 출근하는 그 친구 기분이라도 맞춰주려면 지금 유튜브로 요즘 유행어라도 하나 외우고 퇴근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