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커뮤니티 난리 난 글 하나 봤는데 진짜 남 일 같지가 않음. 1베드 1배스 콘도에 애기랑 둘이 사는 분인데, 2주 전에 옷실(아마 워크인 클로젯인듯) 벽에 곰팡이가 핀 걸 발견해서 바로 집주인한테 연락했대. 근데 다음날 집주인이 세입자 스케줄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배관공이랑 관리인 대동해서 들이닥치더니 벽을 아주 시원하게 다 뚫어버림. 누수 문제라 긴급상황인 건 이해해서 세입자도 옷실 짐이랑 매트리스 다 거실로 빼고 거실 난민 생활을 시작했대. (1베드에서 방 하나 못 쓰면 사실상 집 절반이 날아간 거임)
근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됨. 며칠 뒤에 다른 팀이 오더니 카펫이랑 옷실에 초거대 건조 기계들을 2박 3일 동안 풀가동시켜 놓고 감. 그동안 집안은 화학약품 냄새에 핑크색 단열재 가루 풀풀 날리고 기계 소음까지 겹쳐서 완전 생지옥이었다고 함. 심지어 기계 빼고 보니까 벽은 처음보다 훨씬 크게 뚫려있고, 수리팀은 5일째 함흥차사라는 거임. 결국 2주째 집 절반을 못 쓰고 냄새까지 나니까 세입자가 렌트비 좀 깎아달라고 했더니, 필리핀계 집주인이 "억울하면 RTB에 신고하든가~ 거기 결정만 따름ㅇㅇ" 시전해 버림. (영어 잘 못하는 세입자 멘붕 노리고 일부러 시간 끄는 거 같음)
와 나였으면 진짜 스트레스 받아서 뒷목 잡고 쓰러졌을 듯. 애기까지 있는데 화학 냄새나는 공사판에서 2주를 어떻게 버티라는 거임? 누수가 집주인 잘못은 아니더라도, 세입자가 공간 절반을 아예 못 쓰고 있는데 렌트비 다 챙겨 먹겠다는 건 진짜 양심 가출한 거 아님? 요즘 밴쿠버 렌트비가 한두 푼도 아니고, 이 정도면 도의적으로라도 호텔비를 대주든가 렌트비를 까주는 게 상식적인 일처리 방식이라고 봄.
댓글 창도 지금 의견 갈려서 엄청 뜨거움. 일단 빡친 사람들 등판해서 "당장 다음 달부터 렌트비 내지 마라, 집주인 완전 양아치다"라며 극대노하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음. 반면에 현실 밴쿠버 짬바 있는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렌트비 끊으면 나중에 RTB 갔을 때 세입자가 룰 어긴 걸로 독박 쓴다, 절대 렌트비 끊지 말고 사진이랑 소음 데시벨 다 기록해 놔라"라며 찐 조언 남겨주는 중. 그리고 "테넌트 보험 안 들었냐, 보험 불렀으면 당장 비슷한 사이즈 임시 거처 마련해 줬을 텐데 안타깝다"는 현실적인 한탄도 꽤 많음.
이거 보니까 진짜 남의 집에 월세 사는 게 서러워서 살겠나 싶음. 사실 집주인도 공사 길어지면 머리 아프겠지만, 뻔히 애기 있는 집인 거 알면서 렌트비 감면은 커녕 RTB 가라고 배째는 태도는 진짜 선 씨게 넘었지. 앞으로 밴쿠버에서 렌트 구할 때 테넌트 보험은 선택이 아니라 무조건 필수 생존템이라는 걸 다시 한번 뼛속 깊이 새기게 됨. 저 세입자분 영어 때문에 주눅 들지 말고 증거 싹 다 모아서 RTB 참교육 제대로 시전했으면 좋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