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달러를 결제하고 나니 갑자기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캐나다 온 지 4년 만에 드디어 동네 칼리지 야간 목공 수업에 등록을 마쳤거든요. 매일 엑셀 표만 노려보던 40대 K-직장인이 나무 깎는 장인이 되겠다고 선언하니 아내는 콧방귀를 뀌고 우리 집 댕댕이는 간식 주는 줄 알고 꼬리만 흔들더군요. 그래도 가슴 한구석이 간질간질한 게 소풍 전날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첫 수업이 다음 주인데 벌써부터 유튜브로 대패질 영상만 3시간째 정주행 중입니다. 멋진 원목 도마를 만들어서 아내에게 바치면 저녁 식탁 반찬 퀄리티가 달라지려나 하는 행복한 뇌피셜도 돌려봅니다. 물론 현실은 톱질하다 손가락에 뽀로로 밴드나 안 붙이면 다행이겠지만요. 나이 반백을 바라보는 시점에 새로운 걸 배운다는 게 이렇게 도파민 터지는 일일 줄은 몰랐습니다. 혹시 써리 근처에서 같이 나무 깎으실 동지분 계시면 나중에 제가 만든 삐뚤빼뚤한 냄비 받침이라도 하나 조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