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밴에서 첫 렌트 구할 때 크레이글리스트에 메일 한 스무 군데 넣었어요. 답장 온 곳 딱 세 군데. 두 군데는 뷰잉 가보니 사진이랑 완전 다른 차원이더라고요. 렌트가 아니라 포토샵 감상회.
마지막 한 군데가 지금 사는 집인데요. 집주인 할머니가 고양이 키우냐고 물어보시길래 네 한 마리요 했더니 눈이 반짝. 알고 보니 본인이 캣맘이셨어요. 계약서보다 고양이 사진을 더 꼼꼼히 보시던 그 진지함.
입주 첫날부터 간식 들고 오셨고요. 렌트비는 제가 내는데 VIP는 확실히 우리 냥이. 1년 지났는데 집주인분이 저보다 고양이 안부를 먼저 물어보세요. 서운할 법도 한데 이런 따뜻한 인연이 생긴 것만으로 감사하더라고요. 흐린 밤, 냥이 골골 소리 들으며 생각해요. 이 집 참 잘 골랐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