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주메를 매니저에게 직접 전해줘야 매너라는 말을 누가 먼저 시작했을까? 밴쿠버 온 지 반년 만에 용기 내서 동네 카페에 이력서를 들고 들어갔다. 카운터 직원에게 수줍게 매니저를 찾았더니 저기 구석에 서 있는 사람을 가리켰다. 긴장해서 손에 땀이 흥건한 채로 다가가 구인하냐고 말을 걸었다.
매니저가 친절하게 웃으면서 내 손을 덥석 잡고 흔들었다. 당황해서 레주메를 건네려다 실수로 매니저 손가락을 내 손톱으로 꽉 꼬집어버렸다. 매니저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손을 뗐고 매장 안 모든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죄송하다며 도망치듯 나왔는데 손에는 구겨진 레주메가 그대로 들려 있었다. 집에 오니 부모님이 첫 면접 축하한다고 고기 구워주시는데 밥이 목구멍으로 안 넘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