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밴쿠버 산다 페이스북 그룹에 한국 정치 얘기 좀 그만 올리라고 태클 거는 사람들 저격하는 글이 올라왔어. 작성자는 우리가 캐나다 살아도 엄연히 재외국민투표도 하는 유권자인데 왜 커뮤니티에서 한국 정치 얘기하는 걸로 눈치를 주냐고 따지더라고. 보기 싫으면 본인이 절을 떠나든가 직접 필터링 되는 그룹을 만들라면서 제대로 저격했어. (밴쿠버 교민 페북에서 맨날 터지는 흔한 키보드 배틀 레퍼토리인듯)
해외 나와 산다고 고국 상황에 아예 눈 감고 귀 닫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타향살이하면서도 한국 뉴스 보며 피가 끓는 건 지극히 당연한 애국심의 발로라고 봐. 정치 글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서로 다름을 인정 안 하고 핏대 세우는 게 피곤할 뿐이지 얘기 자체를 원천 봉쇄하려는 건 완전 에바야.
댓글 창도 역시나 팝콘각 제대로 서면서 아수라장이 펼쳐졌더라고. 어떤 사람은 캐나다 사니까 월드컵 한국 축구 경기도 보면 안 되겠네 ㅋㅋㅋ 하면서 기적의 비유를 들었어. (축구는 보면서 정치는 왜 안 되냐는 신박한 논리 시전함) 반면에 캐나다 주류 페북 그룹에 비해 밴쿠버 교포들이 주류인 이 그룹은 악플이 너무 심하다며 한탄하는 지적인 반응도 눈에 띄었어. (다들 키보드만 잡으면 예의를 밥 말아 드시긴 함) 심지어 나밴산 사람들 다 모여서 야차 한번 뜨자며 현피를 신청하는 난폭한 상남자도 등판했더라고.
결국 온라인에서 백날 방구석 여포마냥 키보드로 치고받아 봤자 남는 건 감정 상하는 것밖에 없는데 다들 참 에너지가 넘쳐나는 것 같아. 캐나다까지 와서도 좁은 교민 사회끼리 네 편 내 편 갈라 싸우는 걸 보니까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론 묘한 활력이 느껴지네. 조만간 또 어떤 대형 떡밥으로 활활 타오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