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셀핍 교재를 뉴웨스트 아파트 분리수거함에 풀스윙으로 던져 넣었어. 어학원 수강증도 같이 찢어버리려다 참았다. 직장 다니면서 아침마다 온라인 어학원 수업 듣는 거 진짜 수명 단축되는 지름길이더라고.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동태눈깔로 원어민 강사랑 화상 영어 하는 것도 드디어 오늘로 끝이야.
마지막 수업이라고 강사가 캐나다 2년 차 치고는 폼 많이 올라왔다고 칭찬해주더라. 물론 자본주의 미소인 거 알지만 광대가 승천하는 건 어쩔 수 없네. 영주권 점수 때문에 홧김에 끊어버린 스피킹 클래스였는데 막상 졸업장 메일로 받으니까 십 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기분이야. 내일부터 출근 전까지 풀로 꿀잠 잘 수 있다는 게 제일 짜릿해.
당분간은 영어 알파벳 근처에도 안 가고 넷플릭스도 무조건 한국어 더빙으로만 때릴 거야. 홀가분한 마음으로 스카이트레인 타러 가는데 발걸음이 거의 공중부양 수준이네. 오늘 퇴근하고 룸메랑 치킨 뜯으면서 이 찐 해방감을 제대로 누려야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