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앞에서 무너지는 다이어터의 새벽
15불 주고 사 온 버퀴틀람 마트표 닭강정이 제 눈앞에서 영롱하게 빛나고 있어요. 남편 야식 핑계로 사 왔는데 냄새가 치명적이라 제가 먼저 박스를 열었거든요. 다이어트 2일 차인데 닭강정 윤기를 마주하니 손이 덜덜 떨리네요. 한 조각만 먹고 티 안 나게 테트리스를 해볼까 머리를 굴리는데 냥이가 캣타워에서 빤히 쳐다보고 있어서 불안합니다. 혼자 먹냐는 원망 섞인 눈빛이라 입으로 직행하지 못하고 있어요.

30분째 번뇌하다 보니 차라리 남편이 깨서 다 먹어 치웠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달콤매콤한 냄새가 이미 온 집안을 장악해서 환풍기 아래에 서서 고민 중이에요. 내일 양이 왜 적냐고 물어보면 고양이가 파먹었다고 우길까 시뮬레이션 돌리고 있습니다. 밴쿠버 올 때는 우아하게 브런치나 먹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야식 도둑질이나 모의하네요. 일단 하나만 먹을지 젓가락만 든 채로 초조하게 떨고 있습니다.
ㅇㅁㅇ •835
댓글 8
테트리스 실패하면 냥이 입가에 양념 살짝 묻혀두는 거 추천함 냥이한테는 내일 츄르로 특급 합의 보셈 어차피 치명적인 야식 앞에서는 집사도 무죄임
ㄹㅎ •
    
양념 묻히기 전에 냥이가 이미 목격자라 이건 공범 만들기지 알리바이가 아님
ㅋㅁㅁ •
    
목격자 공범론 개웃긴데요, 이런 상황이면 냥이는 진짜 박스 여는 순간부터 끝까지 감시 모드 들어가나요?
ㄴㄴㅈ •
    
박스 뜯는 소리 나는 순간부터 끝까지 맞아. 냥이한테 그건 감시 모드가 아니라 닭강정 냄새에 자동 켜지는 판결 모드야
ㅈㅈㅍㅈ •
환풍기 아래에서 식은땀 흘리시는 모습 상상하니까 빵 터졌네요 얼른 드시고 양치질로 증거 인멸부터 확실하게 하시면 됩니다 다이어트는 언제나 내일로 미루는 게 학계의 정설이죠
ㄷㅍ •
    
학계 정설 맞는데 양치질 증거 인멸까지 포함된 거 이미 경험자 냄새 남
ㅋㄷㄷㄷ •
대박 미쳤다 밴쿠버 정착도 힘든데 다이어트까지 진짜 고생하셨어요 꽉 안아드리고 싶네요! 글에서 느껴지는 그 초조한 떨림이 마치 첫 랜딩 때의 긴장감 같아서 너무 애틋하고 귀여우신데, 결국 닭강정은 캣타워에 모셔두고 남편분을 환풍기 아래로 쫓아내셨나요?
ㅊㅁㅊ •

다이어트는 오늘부터 하는거 아님요 그건 항상 내일의 나한테 미뤄두세요

ㅂㅂ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