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타운 쇼퍼스 약국 코너, 영양제 매대와 처방전 접수대 사이 통로.
아침 일찍부터 아내의 알레르기 비염 약을 사러 달려왔다. 캐나다 온 지 일 년 만에 처음으로 영어로 증상을 설명하고 약을 추천받아야 하는 미션이었다. 육아휴직 내고 캐나다 와서 영어 공부는 뒷전이었는데 오늘 드디어 갈고닦은 생존 영어를 쓸 때가 왔다. 당당하게 약사에게 다가가서 콧물이 물처럼 흐르고 눈이 간지럽다고 설명했다.
의외로 약사가 내 찰떡같은 개떡 발음을 알아듣고 24시간 지속되는 약을 추천해 줬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데 벌써 29도 넘게 올라간 아침 공기가 유난히 상쾌하게 느껴졌다. 영어 울렁증을 극복하고 아내에게 든든한 남편 노릇을 한 것 같아서 스스로가 아주 대견하다. 이 정도면 캐나다 정착 성공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