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캐년 공원 입구 두 번째 쓰레기통 옆 진흙탕길에 우리 집 털뭉치가 철푸덕 주저앉아 있습니다. 하얗던 비숑이 순식간에 쿠앤크 아이스크림으로 변신하는 기적을 직관 중이네요. 아침부터 피톤치드 마시겠다고 풀세팅하고 나왔건만 현실은 환장의 진흙탕 파티입니다.
하늘은 우중충한데 온도는 벌써 26도라니 제 땀구멍들이 신나서 오픈런을 뛰고 있습니다. 노스밴 구름만 믿고 겉옷 껴입고 나온 제 멱살을 잡고 싶어지네요. 댕댕이는 해맑게 꼬리를 흔들며 제 크림색 바지에 진흙 도장을 찍어주고 계십니다.
오늘따라 세탁기 돌릴 생각에 혈압이 수직 상승하네요. 흐리기만 하면 습기로 사람을 쪄죽이려고 작정한 게 분명합니다. 이 흙투성이 짐승을 차에 어떻게 모실지부터 심도 있게 토론해봐야겠습니다. 집에 가서 개빨래 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영혼이 로그아웃하는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