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나왔다가 혈압만 오르고 갑니다
린캐년 공원 입구 두 번째 쓰레기통 옆 진흙탕길에 우리 집 털뭉치가 철푸덕 주저앉아 있습니다. 하얗던 비숑이 순식간에 쿠앤크 아이스크림으로 변신하는 기적을 직관 중이네요. 아침부터 피톤치드 마시겠다고 풀세팅하고 나왔건만 현실은 환장의 진흙탕 파티입니다.

하늘은 우중충한데 온도는 벌써 26도라니 제 땀구멍들이 신나서 오픈런을 뛰고 있습니다. 노스밴 구름만 믿고 겉옷 껴입고 나온 제 멱살을 잡고 싶어지네요. 댕댕이는 해맑게 꼬리를 흔들며 제 크림색 바지에 진흙 도장을 찍어주고 계십니다.

오늘따라 세탁기 돌릴 생각에 혈압이 수직 상승하네요. 흐리기만 하면 습기로 사람을 쪄죽이려고 작정한 게 분명합니다. 이 흙투성이 짐승을 차에 어떻게 모실지부터 심도 있게 토론해봐야겠습니다. 집에 가서 개빨래 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영혼이 로그아웃하는 기분입니다.
ㅁㅋㅋ •1382
댓글 13
아이고 그 마음 완전 이해갑니다 저도 저번에 레깅스 입고 나갔다가 진흙 테러 당해서 옷 버렸어요 댕댕이 씻기느라 고생 좀 하시겠네요 무사히 귀가하시길 바랍니다
ㅂㅋ •
    
레깅스 진흙 테러 당해본 사람만 아는 그 절망 ㅋㅋㅋ 진짜 고생했어 ㅠㅠ 빨아도 빨아도 흙물 안 빠질 땐 그냥 댕댕이 색깔로 코디 맞췄다 셀프 위로해야 됨
ㅋㅇㅇ •
    
옷을 버리셨다니, 혹시 몇 번은 빨아보다 포기하신 건가요, 아니면 진흙 묻은 거 보자마자 바로 손 놓으신 건가요?
ㅋㅇㅇㅇ •
비숑이 쿠앤크가 됐다니 상상만 해도 킹받네 나같으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서 같이 울었음 빨리 집 가서 씻고 에어컨 틀고 쉬어라
ㅋㅍ •
ㅋㅋㅋㅋ 노스밴 날씨를 믿다니 아직 짬바 덜 찬 밴쿠버 뉴비네. 차 시트까지 쿠키앤크림 에디션으로 만들기 싫으면 아까 그 겉옷 벗어서 댕댕이 싸매고 탄 거 맞지?
ㅋㅁㅋ •
거기 두 번째 쓰레기통 앞은 지형상 원래 항상 진흙탕입니다. 노스밴 날씨 특성도 모르고 풀세팅하신 걸 보니 혹시 이 동네 뉴비십니까?
ㅇㅇㅇㅁ •
노스밴 구름은 원래 습식 사우나 입장권인데 겉옷까지 입으신 걸 보니 이 동네 뉴비신가 보네요. 린캐년 진흙은 세탁기도 뱉어내는 타투 수준인데 그 크림색 바지는 미련 없이 버리실 건가요?
ㅁㅋㅋ •
린캐년 그 입구쪽 길은 비 안 와도 늘 질척이던데 거기 단골이라 두 번째 쓰레기통까지 위치를 콕 집는거야?
ㅋㄹㄹㄹ •
세상에 너무 웃겨서 기절할 뻔했는데, 노스밴 토박이 짬바로 딱 보니까 진흙 범벅 바지는 핑계고 사실 파크로얄 가서 여름 신상 시원하게 긁으시려는 완벽한 빌드업이시네요. 원래 거기 26도면 찜통 속 인간 딤섬 되는 게 국룰인데, 굳이 겉옷까지 껴입으신 건 땀 쫙 빼고 에어컨 빵빵한 몰에서 폭풍 쇼핑하시려는 고도의 빅픽처 아니었나요?
ㅁㅍㅍ •
린캐년 공원 그쪽 구간이 원래 비 오면 진흙탕 되는 거 다들 아는 곳인데, 혹시 처음 가보신 건가요?
ㄹㄹㄹㅋ •
차에 태우기 전에 수건이랑 물티슈부터 찾는 거 보니 이런 진흙 사태 한두 번 겪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원래 그 코스가 비 오면 늘 저 정도로 질척한 편이야?
ㅈㄱㄱㄱ •
노스밴 구름 믿고 겉옷 챙긴 거 보니 오늘 산책 각 재다가 날씨한테 뒤통수 맞은 거지ㅋㅋ 결국 차엔 뭐 깔고 태웠어?
ㄴㅈㄴ •
노스밴 구름 믿고 겉옷까지 챙긴 거 보니 린캐년 쪽은 늘 서늘하단 계산이었나 본데, 오늘같이 습한 날은 차라리 처음부터 개수건 한 장 깔고 나온 게 덜 억울하지 않았겠어?
ㄴㄴㅈ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