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연습하다가 영혼까지 털린 오후
"너 이력서는 어떻게 쓰는 줄 아니." 써리 이모네 집 소파에 누워있는데 이모가 던진 질문이야. 이모 친구분이 하시는 식당에서 알바생을 구한다며 나보고 면접 연습이나 해보라는 거야. 여행 온 지 6개월이나 지나서 통장 잔고가 쓸쓸하던 참이라 덜컥 미끼를 물었지.

급조한 레주메를 들고 약속된 장소로 나갔어. 흐린 날씨 탓인지 동네 분위기가 유독 센치하더라. 가상 면접이긴 한데 이모 친구분이 내 이력서 특기란에 적힌 '누워서 숨쉬기'를 보시더니 조용히 미간을 짚으셨어. 나름 북미 스타일 유머라고 적은 건데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버렸지 뭐야.

결국 진지한 캐나다 직장 문화 꿀팁만 한 시간 동안 듣다가 커피만 얻어먹고 나왔어. 창밖으로 버스 지나가는 소리가 참 아련하게 들리는 오후야. 나중에 진짜 취업할 일이 생기면 절대 개그 욕심은 내지 말아야겠어. 씁쓸한 마음은 방금 사 온 도넛으로 달래야겠다.
ㅈㅌㅈㅈ •626
댓글 6
특기란에 누워서 숨쉬기라니 사장님이 당황하실 만도 하네요. 그래도 도넛 드시면서 기분 푸시길 바랍니다
ㄷㅍ •
북미 스타일 유머가 아니라 그냥 백수 스타일 아니냐. 커피라도 얻어마셨으니 완전 이득인 부분 인정한다
ㅅㅋ •
거기서 빵 터지셨으면 바로 합격 프리패스인데 면접관님이 유머 감각이 부족하시네요. 다음번엔 장점란에 밥 많이 먹기 추천드립니다
ㅂㅂ •
한 시간 꿀팁 준 거면 털린 게 아니라 레주메 심폐소생 받은 거 아냐, 쓰니 그 특기란 바로 지웠냐?
ㅇㅈㅇㅇ •
    
심폐소생은 맞는데 그 특기란은 못 지웠어 ㅋㅋㅋ 면접관 앞에서 지우면 자백하는 꼴이라 그냥 끝까지 누워서 숨쉬는 사람으로 밀고 나왔다
ㅋㄱㄱㄱ •
    
로컬 감성 밀어붙인 뚝심은 인정한다. 근데 누워서 숨만 쉬면 그건 알바생이 아니라 매트리스야
ㅌㄱ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