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력서는 어떻게 쓰는 줄 아니." 써리 이모네 집 소파에 누워있는데 이모가 던진 질문이야. 이모 친구분이 하시는 식당에서 알바생을 구한다며 나보고 면접 연습이나 해보라는 거야. 여행 온 지 6개월이나 지나서 통장 잔고가 쓸쓸하던 참이라 덜컥 미끼를 물었지.
급조한 레주메를 들고 약속된 장소로 나갔어. 흐린 날씨 탓인지 동네 분위기가 유독 센치하더라. 가상 면접이긴 한데 이모 친구분이 내 이력서 특기란에 적힌 '누워서 숨쉬기'를 보시더니 조용히 미간을 짚으셨어. 나름 북미 스타일 유머라고 적은 건데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버렸지 뭐야.
결국 진지한 캐나다 직장 문화 꿀팁만 한 시간 동안 듣다가 커피만 얻어먹고 나왔어. 창밖으로 버스 지나가는 소리가 참 아련하게 들리는 오후야. 나중에 진짜 취업할 일이 생기면 절대 개그 욕심은 내지 말아야겠어. 씁쓸한 마음은 방금 사 온 도넛으로 달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