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풍자력 만렙 찍은 글 하나 봤는데 진짜 센스 미쳤더라. '한국인은 풍자의 민족이라던데...' 이렇게 시작하더니 가상의 인물들 대사를 줄줄이 나열함.
첫 번째 캐릭터가 '캐나다까지 와서 한국 축구 얘기 하지 마라! 캐나다 축구 얘기를 하던가!' 이러고, 두 번째는 '여기서 이런 얘기 하지 말고 한국 축구 토론하는 데 가서 해!' 이러고. 세 번째는 '자꾸 비판만 하니까 스트레스 쌓이네요. 탈퇴 고려중입니다' 이러고 삐짐. 마지막 빌런은 '온라인 보니까 설영우한테 쌍욕 박던데? 역시 한국 축구 보는 놈들은 다 폭력적이고 극단적임' 이러고 결론냄. (이게 다 한 글에서 실제로 본 사람들 반응을 모아서 풍자한 거인듯)
근데 이거 읽으면서 진짜 무릎 탁 쳤음. 축구 얘기 좀 했다고 여기서 하지 마라, 저기 가서 해라, 비판하지 마라, 너네는 다 폭력적이다 이러면서 입막음하는 패턴이 너무 똑같잖아. 토론 하나 마음 편히 못 하는 분위기를 이렇게 깔끔하게 비꼬는 글솜씨가 예술임.
근데 댓글창은 또 다른 의미로 풍자의 민족이더라. '맨 첫줄만 안 쓰고 올렸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라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고, 갑자기 부정선거랑 정치 얘기로 점프하는 사람도 있고. '조선것들한테 뭘 바라심?' 이러면서 한탄하는 댓글도 보임.
근데 압권은 '또 생각없는 20대 일베가 글 올렸구나? 너네가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대보다 무식하다더라' 이러고 떠난 댓글임. 풍자글에 정색하고 세대 비하로 받아치는 거 보고 아 이게 바로 그 글이 말하려던 거구나 싶었음ㅋㅋ 글쓴이가 빌런 대사 하나 더 추가해야 될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