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럭 뜻을 늦게 배운 저녁
오늘도 아이 학교 가정통신문 영어 앞에서 제가 먼저 백기 들었습니다. 랭리 초등학교 여름 포트럭 안내를 보고도, 캐나다 2년 차인 저는 끝까지 포트럭을 추첨 비슷한 행사로 오해했거든요. 빈손 각이었는데 시어머님이 잡채 한 대야를 구원투수처럼 밀어주셔서 급히 들고 갔습니다. 남편은 옆에서 엄마팀 출동이라며 조용히 웃고요.

저녁 7시쯤 운동장엔 선선한 공기만큼 분위기도 부드러웠고, 아이는 제 영어보다 잡채 통을 더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선생님이 한 접시 드시더니 레시피를 물으셔서, 제가 한 건 담기와 미소 담당이었다고 말씀드렸더니 다들 웃으시더라고요. 영어는 아직 버벅여도 이런 날은 마음이 먼저 통하는구나 싶어, 집에 돌아오는 길이 괜히 이불처럼 포근했습니다.
ㅇㅈㅇㅇ •530
댓글 5
포트럭 단어가 은근 함정이더라고요. 그래도 잡채 가져가시면 이미 인기상 받으신 겁니다. 시어머님 손맛이 외교관급이세요
ㅁㅇ •
가정통신문 영어는 진짜 매번 보스전이지 ㅋㅋ 근데 잡채 한 통이면 바로 클리어다. 어머님이 실전 치트키네
ㄹㄹ •
    
치트키가 잡채면 그 게임은 어머님이 난이도 다 깎아놓고 시작한 거지 ㅋㅋ 영어는 사이드 퀘스트고 잡채가 메인 스토리였네
ㅅㅅㅋ •
잡채 통을 영어보다 더 자랑스러워했다는 거 보니까 글쓴이도 사실 영어보다 그 순간이 더 뿌듯했던듯? 이불처럼 포근했다는 말에서 이미 그날 답 나온 거 같은데 ㅋㅋ
ㅋㅁㅁ •
    
맞아 영어는 버벅여도 잡채 통 들었을 때 어깨 펴지는 거 그게 진짜 합격이지. 그 포근함은 잡채 온기 반 사람 온기 반이었을걸
ㅋㅁ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