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이 학교 가정통신문 영어 앞에서 제가 먼저 백기 들었습니다. 랭리 초등학교 여름 포트럭 안내를 보고도, 캐나다 2년 차인 저는 끝까지 포트럭을 추첨 비슷한 행사로 오해했거든요. 빈손 각이었는데 시어머님이 잡채 한 대야를 구원투수처럼 밀어주셔서 급히 들고 갔습니다. 남편은 옆에서 엄마팀 출동이라며 조용히 웃고요.
저녁 7시쯤 운동장엔 선선한 공기만큼 분위기도 부드러웠고, 아이는 제 영어보다 잡채 통을 더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선생님이 한 접시 드시더니 레시피를 물으셔서, 제가 한 건 담기와 미소 담당이었다고 말씀드렸더니 다들 웃으시더라고요. 영어는 아직 버벅여도 이런 날은 마음이 먼저 통하는구나 싶어, 집에 돌아오는 길이 괜히 이불처럼 포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