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에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제3차 대한민국 부정선거 규탄 태극기 행진집회' 한다는 글 봤음. 공공 도서관 광장에 모여서 다운타운 1km를 행진한다는 거임. 준비물은 태극기 또는 캐나다 국기인데 최소 5x3ft 권장이래. 깃봉이랑 깃발은 아마존에서 따로 사오라고 친절하게 구매처까지 안내해줌. 주최 단체 없는 개인들의 자발적인 모임이고 경찰 허가받은 합법 시위라고 강조함.
근데 '제3차'라는 단어에서 이미 좀 웃겼음. 시즌제 드라마도 아니고 3차까지 갈 동안 한국은 멀쩡히 돌아가는 중인데 굳이 밴쿠버 도서관 광장에서 태극기를 흔들어야 하는 이유가 뭔지 1도 이해가 안 됨. 그것도 부정선거랑 이재명 탄핵이랑 다 한 세트로 묶어서. 선관위는 이재명이랑 관련 없는 독립 기관이고 기관장도 전 정권에서 임명한 건데 왜 이게 다 한 솥에 들어가는지 (논리회로가 궁금함).
댓글창은 이미 아수라장이었음. 어떤 분은 '계엄 내란때 이렇게 좀 하지 그랬냐 ㅠ' 하면서 정곡을 찔렀고, 또 누가 '저 종이가 선관위가 형상기억종이로 만든 투표지냐 공장은 중공에 있다지' 하면서 음모론 끝판왕 찍음. 결정타는 '주최 없는 거 맞냐, 써리 길포드 목양교회 목회자들이 주로 오던데요' 라는 댓글이었음. 자발적 모임이라더니 출석부 이미 다 짜여있던 거 아님?
양쪽이 서로 좌빨이네 일베네 신천지네 하면서 욕설 풀파워로 싸우는데, 정작 '부정선거의 근거를 팩트로 대보라'는 댓글엔 아무도 대답을 못 함. 결국 남의 나라에서 태극기 흔들어봤자 단풍국 현지인들 눈엔 그냥 'What's going on?' 일 텐데, 나라 망신 셀프 수출하는 느낌이라 좀 짠하기까지 했음. 3차까지 왔으니 4차도 예약이겠지 싶어서 미리 마음의 준비 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