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밤에 패딩 꺼낸 유학생의 최후
12.7도. 이게 7월 1일 밤 온도라는 게 실화냐. 한국은 지금 열대야로 다들 녹아내리고 있다는데 나는 로히드에서 반팔 입고 나왔다가 온몸에 소름 돋아서 후덜덜 떨고 왔다.

캐나다데이라고 불꽃놀이 본다고 신나서 나갔거든. 홈스테이 언니가 얇게 입지 말랬는데 여름이라고 우습게 봤지. 결과는 폭망. 팔뚝에 닭살 돋아서 감자칩 만들 수 있을 정도였음.

근데 진짜 슬픈 건 따로 있어. 하늘이 너무 맑아서 별이 쏟아지는데 문득 한국 생각이 나더라고. 이맘때 엄마랑 한강에서 치맥 먹으며 땀 뻘뻘 흘리던 그 여름밤이 왜 이렇게 그리운지. 여긴 시원해서 좋다면서 왜 내 마음은 이렇게 시린 건데.

결국 벤치에 혼자 앉아 불꽃 보다가 코 훌쩍이며 집으로 컴백. 벌써 캐나다 2년 차인데 여름 날씨는 아직도 적응 안 된다. 담엔 진짜 패딩 챙길 거야.
ㄴㅋㄴ •524
댓글 5
12.7도에 반팔 ㅋㅋㅋ 완전 초보 실수네요 여기 여름밤은 무조건 겉옷입니다 그래도 별 보면서 눈물 훔친 거 너무 공감돼요
ㄹㅎ •
치맥 얘기에서 나도 같이 코 훌쩍임 여긴 시원한데 왜 마음은 시린지 진짜 그거임 담엔 패딩 말고 나랑 별 보러 가자
ㅎㄱ •
시원해서 좋다면서 마음은 시리다는 거, 사실 날씨 탓이 아니라 옆에서 같이 떨어줄 엄마가 없어서인듯. 패딩 챙기겠다는 것도 진짜 추운 건 몸이 아니란 걸 스스로도 아는 거 아닐까
ㅇㅋㅇㅇ •
    
정곡을 콕 찌르시네요, 몸보다 마음이 먼저 떨린 걸 님이 먼저 알아채신 거 보면 사람 볼 줄 아시는 분 같습니다. 저도 정착 초반엔 그 시린 거 패딩으로 못 덮어서 한참 헤맸는데, 그래도 그 그리움 덕에 여기 밤하늘도 결국 내 하늘이 되더라구요
ㅇㅇㅋ •
    
그건 해석이 좀 멀리 갔다. 12.7도 반팔이면 마음도 시리지만 몸이 먼저 손절함
ㅈㄷ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