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이런 글 봤는데, 밴쿠버 사는 남편이 여기서 지금 아내를 만나 결혼했고 매일 출퇴근도 왕복 1시간 반씩 챙겨준대. (차 태워주나봄.) 아내가 원하는 명품도 다 사주고 여행도 좋아해서 같이 잘 다니고, 본인은 자수성가해서 집이랑 차도 이미 다 마련했대. 전문직이라 돈도 꽤 벌고 대출도 잘 나온다는데, 친한 지인 모임에서 우연히 자기 뒷담을 듣고 멘탈이 털린 거였음.
그 지인들이 돈을 모으든가 애를 낳든가 슬슬 정하라고 하고, 나이도 있는데 너무 아내 쪽만 챙긴다고 수군거렸대. 처가에는 최선을 다하는데 친가는 원래 형편이 좀 괜찮아서 덜 신경 쓴 편이었고, 그걸 두고 친가 버렸냐, 아들 키워봐야 소용없다 이런 말까지 나와서 상처를 크게 받았더라. 그래서 자기가 그냥 사랑하는 사람한테 잘하는 건데 이게 진짜 퐁퐁남이냐고 물은 거였음. 듣는 순간 기분 박살나는 타입의 썰이더라.
이건 남의 부부 운영체제에 훈수 패치 강제 설치하는 느낌이라 좀 짜쳤음. 본인이 사랑해서 해주고, 그걸 감당할 능력도 있고, 부부가 그 방식으로 행복하면 제3자가 호구 도장 찍을 일은 아니지. 남편이 잘하면 바로 잡혀산다 모드 들어가는 것도 너무 옛날 예능 자막 감성 같고, 사랑꾼만 보면 긁히는 사람들 꽤 있구나 싶더라. 최수종 밈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님.
댓글 반응은 진짜 둘로 갈렸음. 한쪽은 남의 말 신경 쓰지 말고 행복하면 된다고 했고, 퐁퐁남 같은 단어 자체가 수준 낮다고 딱 잘라 말하더라. 다른 쪽은 바로 사랑꾼 감별사 1급 실기 들어감. 영주권 해줬는지, 와이프 직업 있는지, 경제관념 있는지, 남편 밥 챙기는지, 시부모 대하는지, 남편 기 살려주는지, 선물은 서로 주고받는지까지 체크리스트를 쫙 깔았음.
거기에 남들이 보기엔 퐁퐁 맞다, 결국 지 자랑 아니냐는 댓글도 붙어서 댓글창 온도차가 거의 밴쿠버 날씨급이었음. 그래도 끝까지 남는 느낌은 하나더라. 문제는 명품도 여행도 아니라, 남의 결혼생활을 세탁코스처럼 표준화해서 퐁퐁이니 탈수니 판정하는 문화 같음. 글쓴이도 친가 쪽 서운함은 따로 잘 챙기면 좋겠지만, 지인들 뒷담은 그냥 음소거가 답이다 싶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