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드디어 됐다. 시부모님이랑 산 지 어언 몇 년, 집에 내 공간이라곤 화장대 서랍 하나가 전부였는데 이번에 지하 방 하나를 내 서재 겸 취미방으로 쓰게 됐지 뭐야.
시아버님이 창고로 쓰시던 방인데 몇 달 전부터 슬쩍슬쩍 눈독을 들이다가 오늘 저녁 밥 차려드리면서 '아버님 저 방 좀 제가 정리해서 써도 될까요' 했더니 흔쾌히 '그래라' 하시는 거 있지. 나 그 자리에서 국자 들고 만세 부를 뻔했다.
밴쿠버 이사 다니느라 짐 싸고 풀고 한 세월 다 겪고, 이젠 이 집에서 내 방 하나 딱 생기니까 이민 10년차의 짬바가 이런 건가 싶더라. 벌써 이케아 책장 뭐 살지 검색 중이야.
남편은 '거기 곰팡이 있을 텐데' 하고 초를 치는데 무시했다. 곰팡이쯤이야 내가 정복한다. 오늘은 그냥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