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드디어 우리집 방 하나가 내 차지가 됐다
드디어, 드디어 됐다. 시부모님이랑 산 지 어언 몇 년, 집에 내 공간이라곤 화장대 서랍 하나가 전부였는데 이번에 지하 방 하나를 내 서재 겸 취미방으로 쓰게 됐지 뭐야.

시아버님이 창고로 쓰시던 방인데 몇 달 전부터 슬쩍슬쩍 눈독을 들이다가 오늘 저녁 밥 차려드리면서 '아버님 저 방 좀 제가 정리해서 써도 될까요' 했더니 흔쾌히 '그래라' 하시는 거 있지. 나 그 자리에서 국자 들고 만세 부를 뻔했다.

밴쿠버 이사 다니느라 짐 싸고 풀고 한 세월 다 겪고, 이젠 이 집에서 내 방 하나 딱 생기니까 이민 10년차의 짬바가 이런 건가 싶더라. 벌써 이케아 책장 뭐 살지 검색 중이야.

남편은 '거기 곰팡이 있을 텐데' 하고 초를 치는데 무시했다. 곰팡이쯤이야 내가 정복한다. 오늘은 그냥 행복하다.
ㅌㅋㅌㅌ •524
댓글 5
지하방 곰팡이는 진짜 복병이니까 제습기 하나 장만하세요. 서재 로망 응원합니다
ㄹㅁ •
국자 들고 만세 상상하니까 웃곀ㅋㅋ 방 하나의 소중함 이민자만 안다
ㄱㅈ •
이케아 갔다가 정신 차려보면 카트에 안 산 게 없을 거야 예산 조심해
ㄴㅅ •
화장대 서랍 하나로 10년 버텼다는 거 보면 방 얘기 꺼내는 데도 몇 달을 재고 있었던 거네. 국자 들고 만세 부를 뻔했다는 거, 그동안 눌러둔 게 그날 다 터진 듯
ㅌㅌㅌㅋ •
    
맞지, 그날은 방 얘기 꺼낸 날이 아니라 서랍 생활 종전선언한 날이었음. 이민 살이에서 내 문 하나 생기면 평수보다 숨통이 먼저 넓어지더라
ㄱㅈㄱ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