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라는 걸그룹이 요즘 사투리 컨텐츠로 난리라는 글을 봤는데 내용이 좀 기괴하더라. 원이는 거제 출신, 제나는 경주 출신이라 둘이 대화하면 자연스럽게 경상도 사투리가 팡팡 터지는데, 이게 문제가 됐다는 거임. 경상도 사투리 특성상 문장 끝에 "~노"가 붙잖아. "무섭노" 이런 거. 근데 이걸 어떤 MBC PD가 노무현 대통령 조롱하는 언어라고 트집을 잡았다는 거야.
더 웃긴 건 지역민이랑 언어학자들이 "그거 그냥 옛날부터 쓰던 사투리인데요" 하고 반박하니까, PD가 말을 바꿔서 "그래도 그거 듣고 불편한 사람 있으니까 배려해야지" 이러면서 끝까지 안 굽혔다는 거임 (즉 나 틀렸다는 인정은 못 하겠고 감성팔이로 갈아탄 듯). 심지어 리센느에 일본인 멤버 있어서 일본어 좀 나온다고 왜색 짙다는 소리까지 나왔다더라.
솔직히 이건 좀 심하다 싶음. 거제 사람이 거제말 쓰는 게 죄냐고. 부산 경상도 사람들 평생 "~노" "~노" 하면서 살았는데 걔네 다 노무현 조롱하려고 태어난 거임? 사투리는 문화유산인데 그걸 정치 프레임에 끼워넣어서 스무살 넘은 애 하나 사회면 뉴스에 오르내리게 만드는 게 정상적인 사고방식은 아니잖아. 원 글쓴이는 이걸 스타벅스, 배제고 논란이랑 묶어서 극좌세력의 광기라고 몰아가긴 하던데, 사투리 가지고 시비 거는 부분만큼은 진짜 어이없긴 함.
근데 댓글 창 열었더니 여기가 더 가관이더라. 한쪽에선 "노 쓰는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 모욕하는 거니까 사회매장 시켜야 된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북한말씨 쓰는 좌빨 언론 노조 전교조 발각되는대로 처단하자"면서 빨갱이 구별법 운운하고 있음. 사투리 하나 가지고 이쪽저쪽 다 처단 매장 타령이라 스크롤 내리면서 진심 머리 아팠음.
결국 이거 보고 든 생각은, 어느 진영이든 자기 심기 건드리면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려는 태도가 똑같다는 거임. 정작 걸그룹 멤버는 그냥 고향말 하면서 노래하고 싶었을 뿐인데 양쪽 화력 다 뒤집어쓴 셈. 거제 경주 애들한테 표준어 교정 강좌라도 열어줘야 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