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30장 뿌려서 겨우 잡은 면접 하나. 리치먼드에 있는 카페였는데, 잔뜩 긴장해서 셔츠까지 다려 입고 갔거든.
근데 하필 그날 우리 강아지가 아침부터 낑낑대길래 데려갔지 뭐야. 밖에 잠깐 묶어두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사장님이 문 열고 나오시더니 나를 위아래로 보시고는 '아 도그워커 지원자세요' 이러시는 거임.
나: (당황) 아니요, 바리스타요. 사장님: 근데 강아지는. 나: (멘붕) 얘는 그냥 제 강아지고요.
순간 정적. 사장님도 나도 얼굴 빨개짐. 알고 보니 그날 강아지 카페 알바랑 우리 카페 면접이랑 시간이 겹쳤던 거였어. 나는 완전 엉뚱한 데 온 줄 알고 식은땀 뻘뻘.
결과는 뭐 커피 경력 없어서 광탈했지만, 사장님이 강아지 이름은 물어보시더라. 초코라고 하니까 웃으심. 면접은 떨어졌는데 강아지는 합격한 느낌이랄까. 아직도 그 카페 앞 지나가면 얼굴이 화끈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