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들고 사무실 밖으로 빠져나와 앰블사이드 해변 쪽으로 걸었습니다. 오후 3시 14분, 잠깐만 바람을 쐬려던 계획이었는데 갈매기 한 마리가 제 벤치 앞을 점령했습니다. 눈빛이 거의 자리세 받는 관리자급이더군요.
기온은 16도쯤이고 햇빛은 맑아서 걷기 딱 좋았습니다. 바다 건너 산에는 아직 희끗한 눈이 남아 있었습니다. 캐나다에 온 지 2년인데도 이런 풍경을 보면 잠시 로그아웃됩니다. 서울에서 출근하던 기억도 슬쩍 났고요.
사진을 찍다가 커피 뚜껑을 떨어뜨렸는데 바람이 먼저 주워 갔습니다. 한참 쫓아가 겨우 회수했습니다. 집에 있는 친구에게 말했더니 자연과 교감 제대로 했다고 하네요. 미혼 중년의 산책도 꽤 낭만적입니다. 단, 오늘의 주연은 저보다 빠른 커피 뚜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