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랑 친해지려다 혼자 자서전 낭독한 썰
$6짜리 라떼 한 잔 얻어 마신 게 이렇게 큰 대가로 돌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며칠 전 옆 동에 사는 캐나다인 이웃분이 커피 한잔 하자고 부르시더라고요. 4년 만에 드디어 현지인 친구 생기나 싶어서 얼마나 신났게요. 문제는 제 입이었습니다. 긴장하니까 묻지도 않은 얘기를 폭포수처럼 쏟아냈지 뭐예요. 나이도, 혼자 사는 것도, 이직 준비 중인 것도, 심지어 통장 잔고 걱정까지.

그분은 그냥 예의상 oh really 한 번 해주셨을 뿐인데 저 혼자 두 시간짜리 자서전을 낭독한 셈이죠. 랭리 한인 바닥 좁은 거 뻔히 알면서요.

지금 새벽 세시 반에 눈이 말똥말똥한 이유가 이겁니다. 잠은 안 오고 그날 제가 뱉은 문장들만 무한 리플레이 되네요. 다음에 마주치면 가벼운 목례만 하는 사이로 남고 싶은데, 이미 다 불어버려서 찝찝하기만 합니다.
ㅋㄴㄴㄴ •425
댓글 4
캐나다인 oh really는 우리로 치면 아 네 네 정도라 진짜 리액션 아니에요. 흘려들으셨을 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
ㄱㅅ •
두 시간짜리 자서전 파트에서 혼자 빵 터짐ㅋㅋ 근데 걱정 마셈 그쪽은 이미 절반은 까먹었을거임 남은 우리만큼 우리한테 관심 없음
ㅋㅋ •
친해지고 싶었다면서 벌써 목례 사이로 물러설 준비하는 거 보니, 부끄러운 게 아니라 또 혼자될까 봐 먼저 문부터 닫는 거 아닐까요. 4년 만에 겨우 한 명이었는데
ㅌㅋㅌㅌ •
    
문 닫는다는 거 정곡이네. 4년 만에 겨우 문틈 하나 벌어진 건데, 자서전 좀 흘렸다고 도로 잠그기엔 아깝잖아
ㅋㄴㄴ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