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와 강아지 두 마리를 데리고 내년쯤 캘거리로 이사할지 고민하는 글을 봤어요. 아직 캘거리는 한 번도 안 가봤지만, 밴쿠버보다 겨울이 훨씬 춥고 눈이 많이 오는 대신 렌트비와 생활비는 저렴하고 취업 기회도 많다고 알아봤다네요. 캘거리 실거주자들에게 좋은 점과 힘든 점을 전부 알려달라고 물은 건데, 약간 ‘비싼 비를 피해 저렴한 눈으로 갈아탈까요?’ 상황입니다. 강아지 둘까지 있으면 밴쿠버 콘도보다 캘거리 백야드가 아른거릴 만하죠.
그런데 캘거리행은 집값만 보고 누르는 이민 버튼이 아니었습니다. 렌트가 월 200~300달러쯤 저렴해도 차가 없으면 이동이 어렵고, 밴쿠버보다 인프라도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왔어요. 무엇보다 취업 기회가 더 많다는 기대에는 다들 긴급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오퍼레터 없이 일단 가는 건 캘거리판 맨땅 헤딩이라며, 최소한 부부 중 한 명은 직장을 확정하고 움직이라고 하더라고요.
밴쿠버 7년, 캘거리 6년 살았다는 분은 직종별 차이가 크다고 정리했습니다. 의료·교육·엔지니어링·건설은 비교적 낫지만 IT와 단순 사무직은 어렵고, 무작정 왔다가 구직에 실패해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네요. 대신 밴쿠버 콘도 가격으로 캘거리 하우스를 노릴 수 있고 세금은 5%, 도로는 넓고 교통체증도 덜하며 밴프와 로키산맥도 가까운 게 장점이라고 했습니다. 한인 인프라도 웬만큼 있고 인천 직항 계절편까지 있다니 완전 아무것도 없는 설원은 아닌 셈이죠.
날씨 평가는 의외로 캘거리 승을 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기온은 낮아도 건조하고 시눅 바람이 불며 맑은 날이 많아서, 밴쿠버의 끝없는 비와 우중충함보다 ‘맑고 추움’이 낫다는 거예요. 가족 중심 도시라 아이 키우기 좋고 강아지들에게 백야드를 마련해 줄 수 있다는 경험담도 있었고요. 반대로 아시안 인구가 적고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하며, 마트 물가는 생각보다 비싸서 세금으로 아낀 돈이 장바구니에서 로그아웃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결국 캘거리는 밴쿠버의 저가형 확장팩이 아니라 장단점이 완전히 다른 서버 같아요. 돈 많은 사람은 밴쿠버, 주거비에 눌린 중산층이나 서민은 캘거리가 낫다는 댓글이 제일 현실적으로 들렸습니다. 일자리만 확보되면 햇빛, 넓은 집, 백야드까지 인생 난이도가 내려갈 수 있지만 잡 없이 가면 추위보다 통장이 먼저 얼 듯합니다. 내년 이사를 생각한다면 올여름 답사부터 하고 오퍼레터를 챙기는 게 정답지에 가장 가까워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