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 만나면 대화의 주인공이 항상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이래.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결국 남 얘기로 시작해서 남 얘기로 끝난다는 거야. 본인도 그런 방식으로 오래 살아왔고 주변 지인들도 전부 뒷담화에 진심인 사람들만 남은 것 같다고 하더라. 이제는 남의 인생 원격 관전 그만하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은 대체 만나서 무슨 말을 하는지 궁금하대.
문제는 뒷담화를 끊으려면 기존 인간관계까지 싹 갈아엎어야 하는지 고민된다는 거였어. 이게 은근 무서운 게 오늘 같이 누군가를 씹던 사람이 내일 다른 테이블에서는 나를 오늘의 메뉴로 올릴 수 있음. 뒷담화 로테이션은 공평해서 누구도 영구 결번이 아니거든. 만나고 돌아올 때마다 입은 즐거웠는데 마음이 찝찝하다면 이미 관계 유통기한 알림 뜬 거지.
댓글에서는 일단 대화 주제를 관심사, 일, 운동, 공부, 커리어 쪽으로 돌려보라고 하더라. 그래도 계속 남 얘기만 꺼내면 한꺼번에 손절하지 말고 천천히 거리를 두라는 현실적인 조언이 많았어. 운동을 시작하면 바쁘다는 핑계도 생기고 뒷담화 멤버들이 같이 따라올 확률도 낮다는 꿀팁까지 나옴 (운동의 숨겨진 효능 발견함). 먹는 얘기, 맛집, 요리, 강아지, 유튜브, 넷플릭스만으로도 할 말이 넘치는데 굳이 남의 흑역사를 메인 디시로 먹을 필요가 있냐는 반응도 있었고.
반면 모두까기 인형과 일해봤다는 사람은 그냥 손절이 답이라고 하더라. 자기 빼고 전부 까고, 잘되면 자기 덕이고 망하면 남 탓하는 유형이었다는데 설명만 들어도 기 빨림. 또 남 얘기만 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자기 자랑만 무한 재방송하는 사람도 끔찍하다는 댓글도 있었어. 뒷담화를 피했더니 이번엔 자기계발 성공신화 시즌 18 정주행이면 그것도 다른 장르의 고문이긴 함.
결국 사람을 전부 끊고 새 인생 서버를 열 필요까진 없어 보여. 먼저 화제를 바꿔보고, 안 통하면 만나는 횟수를 줄이고, 그 시간에 취미나 운동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제일 깔끔할 듯해. 대화는 만나고 나서 에너지가 남아야 정상이지 영혼이 탈수되면 회의였던 거야. 남의 인생 중계석에서 내려와 자기 인생 본방송 챙기는 게 진짜 손해 없는 엔딩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