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카페 시그니처 메뉴 정한 사람이 접니다만
장사 끝나고 2층 올라와서 자다가 갑자기 눈이 떠졌습니다. 원인은 하나예요.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이 이불 속에서 재생됐거든요.

우리 가게 시그니처가 흑임자 라떼입니다. 제가 5년 동안 밀어온 메뉴예요. 근데 오늘 단골손님이 웃으면서 그러시더라고요. 사장님 이거 이름이 흑임자인데 왜 메뉴판엔 흑입자라고 적혀있냐고. 5년입니다. 5년 동안 아무도 말을 안 해준 거예요.

더 웃긴 건 제 반응이었어요. 아 그거 옛날 표기법이라 그렇습니다 하고 태연하게 넘겼거든요. 옛날 표기법 같은 거 없습니다. 그냥 오타예요. 손님도 알고 저도 아는데 둘 다 모른 척.

지금 새벽에 몰래 내려가서 메뉴판 스티커 갈아붙이고 왔습니다. 5년 묵은 오타 떼어내는데 손이 왜 이렇게 떨리는지. 내일부터는 흑임자입니다 여러분.
ㅋㄴㄴ •524
댓글 5
옛날 표기법 드립 그거 순발력 인정합니다 ㅋㅋ 손님 앞에서 5년치 자존심 지켜낸 거잖아요
ㄹㄸ •
새벽에 스티커 갈러 내려가는 장면 상상하니까 짠하네 ㅋㅋㅋ 근데 그동안 다른 손님들은 다 흑입자 마시고 간 거임
ㅋㅍ •
저도 흑임자 라떼 팬인데 이제 자백하시는 김에 다른 메뉴판도 한 번 검수하시는 게 어떨지요
ㄷㄴ •
손 떨린 거 오타 들킨 게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5년 붙어산 흑입자 떼어내기가 아쉬워서 아니었을까요. 오타도 오래 데리고 있으면 정드나 봅니다
ㅇㅋㅇ •
    
5년 살았으면 오타가 아니라 거의 영주권자지. 강제출국시키려니 손 떨릴 만해
ㅁㅈㅁ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