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문을 잠그려는데 실내등이 그대로 켜져 있는 걸 발견했어. 퇴근 후 이직 면접 연습하느라 차 안에서 혼자 중얼거리다가 배터리까지 방전시킨 거지. 시간은 밤 9시 33분. 써리의 맑고 선선한 밤공기 속에서 내 차만 깊은 수면 모드였음.
점프 케이블을 꺼내 놓고 멀뚱히 서 있으니 같은 아파트 이웃이 차를 대줬어. 캐나다 산 지 4년인데 배터리 연결은 아직도 빨강 다음 검정 주문 외우는 시험 같더라. 시동이 걸리자 둘이 조용히 박수침. 이웃은 면접도 이렇게 한 번에 붙을 거라고 해줬어.
집에 올라가니 같이 사는 사람이 따뜻한 차를 내줬고, 나는 오늘 면접 답변보다 점프 케이블 설명을 더 유창하게 했다고 보고했어. 이직 준비로 머리가 복잡했는데 작은 친절 하나에 마음까지 충전 완료. 차보다 내가 먼저 방전되지 않게 잘 버텨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