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인 분이 남편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글을 올렸더라. 남편이 결혼 초부터 지금까지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삐져서 연락을 끊는대. 전화도 안 받고 카톡을 보내도 읽씹인지 안읽씹인지 묵묵부답. 그러다 가족들이 다 잠든 시간에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들어온다고 함.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말을 해서 풀어야 하는데, 이 집 남편은 대화 버튼 대신 잠수 버튼부터 누르는 거야. 그럴 때마다 아내가 먼저 달래고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까지 시켜줘야 했대. 남편은 50대인데 감정 처리 방식은 아직도 방문 쾅 닫고 들어가는 중2에 머물러 있는 듯. 아내분은 남편이 삐지는 대신 뭐가 서운했고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말해주길 바란다더라.
이 정도면 삐진 게 아니라 침묵으로 상대를 벌주는 거 아닌가 싶어. 수십 년 동안 매번 아내가 달래줬으니 남편 입장에서는 잠수 타면 알아서 해결되는 시스템이 완성된 셈이지 (자동 업데이트까지 끝난 듯). 서운할 수는 있는데 연락 끊고 새벽에 몰래 귀가하는 건 성인 부부의 갈등 해결법이 아니잖아. 아내분이 남편 기분까지 평생 대신 번역해줄 의무는 없음.
반응들도 이제 달래주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쪽이 많더라. 삐질 때마다 쫓아가서 달래니까 그 행동이 계속되는 거라는 말도 있었고, 50대 중반이면 고치기보다 아내가 대응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어. 연락 두절과 늦은 귀가를 단순한 삐짐으로 넘기지 말고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고.
결국 남편이 원하는 건 대화가 아니라 아내가 먼저 항복하는 그림이었던 것 같아. 이번에도 달래주면 다음 시즌 바로 제작 확정임. 이제는 삐짐 서비스를 종료하고, 할 말 있으면 입으로 말하라는 성인 인증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