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딱 삼십 분만 더 둘러볼걸. 그 삼십 분 아끼려다 일 년째 후회 중입니다.
친구랑 반반 내면 밴쿠버 렌트쯤이야 하고 덜컥 버나비 지하 스위트에 들어왔는데요. 흐린 날만 되면 벽지 뒤에서 곰팡이가 저보다 부지런하게 세력을 넓히더라고요. 집주인한테 고쳐달라 했더니 '원래 밴쿠버 지하는 다 그래요'라는 명언만 돌려받았습니다.
카페 오픈하러 아침에 나서는데 제 방보다 가게가 더 뽀송한 게 웃프네요. 룸메 언니는 이미 포기하고 제습기랑 동거 시작했고요.
제일 찝찝한 건 나중에 나갈 때 이 곰팡이 값을 제 보증금에서 깎을까 봐. 벌써 증거 사진을 앨범 한 폴더 채웠습니다.
이민 일 년 차 교훈. 지하는 눈으로만 보지 말고 코로도 계약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