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커뮤니티 센터 옆 어학원 3층, 화이트보드 앞에서 방금 성적표 받고 나오는 길이다. 지하방에서 스시 냄새 배인 티셔츠 입고 출근 전에 잠깐 시험 결과 확인하러 갔는데 인생 이렇게 풀릴 일인가.
캐나다 온 지 딱 3개월. 처음엔 손님이 spicy mayo 달라는 것도 못 알아들어서 그냥 웃기만 했다. 웃음이 만국공통어라던 놈 나와봐. 아니었음. 그래서 알바 끝나고 눈 벌개져서 어학원 저녁반 등록했는데.
오늘 레벨 테스트에서 두 단계 뛰었다. 선생님이 내 이름 부르면서 엄지 척 하는데 지하방 곰팡이 냄새가 갑자기 라벤더 향으로 느껴지더라. 반 애들 국적도 다 달라서 쉬는 시간마다 서로 발음 놀리는 게 그렇게 웃김.
이제 손님이 뭐 달라 하면 최소한 알아는 듣는다. 조만간 스시 설명도 영어로 청산유수로 하는 그날까지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