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씩 나눠 내자는 룸메 단톡이 저녁 6시 5분에 올라옴. 쉐어하우스 세탁기가 탈수할 때마다 앞으로 기어 나와서 집주인이 수리비를 청구한 거였음. 산 지 3개월 된 밴쿠버 생활 최대 위기였다. 빨래하려다 세탁기 이사 비용까지 내게 생김.
다 같이 지하 세탁실로 내려가 봤는데 바닥 한쪽이 살짝 기울어져 있었음. 한국인 룸메가 수평 조절 다리를 돌리고, 나는 옆에서 손전등 담당함. 사실 휴대폰 플래시 켠 게 전부인데 직책만 보면 현장 감독임. 테스트로 수건을 돌리니 세탁기가 얌전히 제자리 지킴.
집주인에게 영상 보내니까 수리비 이야기는 바로 취소됨. 흐린 날씨에 16.9도라 선선했는데 지하에서 괜히 땀까지 뺐다. 그래도 돈 굳어서 다 같이 주방에서 아이스크림 먹음. 워홀 3개월 차, 영어보다 세탁기 다리 조절을 먼저 배웠다. 쉐어하우스는 사람이 아니라 가전이 단톡을 활성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