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타운 근처 슈퍼스토어 셀프계산대 4번, 장바구니 올려놓는 은색 선반 앞. 나 여기서 오늘 여행 예산이랑 조용히 이별했어.
노란 세일 스티커 붙은 체리 두 통, 반값 치킨, 3불짜리 딸기까지 담고 속으로 계산기 두드리면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근데 화면에 딸기가 6불로 찍히더라. 세일은 어제까지였고, 난 그냥 하루 늦은 여자였던 거지.
직원분한테 물어보니 앱 쿠폰 받으셨냐고 하는데, 3개월짜리 여행자가 무슨 멤버십을 쌓았겠어. 그냥 정가로 계산하고 나왔어. 그리고 숙소 부엌에서 체리 통 열었는데 아래쪽 절반이 물렁물렁. 노란 스티커의 진짜 이유가 거기 숨어 있었네.
혼자 앉아서 멀쩡한 알만 골라내다가 좀 슬퍼졌어. 아끼려다 두 배 쓴 거, 이것도 소중한 여행 경험이라고 우기는 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