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퀴틀람 아파트 1층, 관리사무소 문 앞 복도. 형광등 하나가 자꾸 깜빡거리는데 내 눈도 같이 깜빡거렸어.
캐나다 온 지 딱 1년, 지난주에 큰맘 먹고 매니저한테 메일을 썼거든. 밤마다 위층에서 쿵쿵 소리가 난다고. 번역기 세 번 돌리고 정중한 표현 찾아가며 쓴 역작이었지. 오늘 답장이 왔는데 윗집은 두 달째 비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밤에 불 끄고 앉아 소리를 기다렸어. 쿵. 냉장고 위에서 우리 고양이가 착지하는 소리였다. 층간소음 유발자를 내 손으로 먹여 키우고 있었던 거야. 심지어 츄르까지 주면서.
아까 내려가서 사과했어. 귀 빨개진 상태로 "It was my cat, sorry"만 세 번 반복. 매니저는 웃으면서 사진 보여달라더라. 결국 고양이 얘기로 십 분을 떠들다 올라왔다.
집에 오니 그 녀석 또 냉장고 위에 앉아 있음. 이번엔 내가 조용히 내려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