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P 카드 없이 아프면 지갑이 먼저 앓아
미련하게 참는 게 내 특기다. 목이 칼칼한 걸 사흘이나 방치했더니 침 삼킬 때마다 유리조각 씹는 느낌이 나더라.

결국 메이플 릿지 워크인 클리닉 갔는데, MSP는 아직 대기 중이라 보여줄 카드가 없음. 직원분은 웃으면서 계산기를 두드리고 나는 속으로 지갑을 두드렸다. 진료 20분에 돈이 훅 빠져나가고, 의사 선생님은 목 한번 들여다본 뒤 '물 많이 마시고 쉬어라'. 인간은 물로 고쳐지는 존재였나 봄.

약국에서 목 스프레이랑 진통제 사서 나오니 아직 해가 남아 있고 바람은 딱 반팔 각이었다. 벤치에 앉아 스프레이 칙칙 뿌리다가 갑자기 엄마 콩나물국이 떠올라서 좀 센치해졌다. 아플 때 방문 열고 들어와 이마 짚어주는 손, 여기선 유료 옵션에도 없더라.

집에 와서 라면에 계란 풀고 이불 뒤집어썼다. 다음 달엔 MSP 카드 나온다니까 그때까진 안 아프기로 계획 세웠다. 이 계획만은 좀 통해주면 좋겠어.
ㄱㄱㅋ •528
댓글 5
워홀 초반 무보험 구간이 제일 무섭죠. 그 시기엔 넘어지지도 말고 감기도 참으라는 게 선배들 조언이었어요
ㅂㅋ •
    
선배들 조언이었다는 거 보면 이분도 무보험 구간에서 한번 제대로 데인 적 있는듯 ㅋㅋ 그래서 저렇게 신신당부하는거 아님?
ㅁㅋㅁㅁ •
    
무보험 구간 조언은 다 학비 낸 사람들 입에서 나오지. 안 데인 사람은 그냥 보험 좋다고만 하고 끝나거든
ㄴㄴㅋ •
여기 의사 처방 3종 세트가 물, 휴식, 타이레놀인 건 진짜 전통이더라. 그래도 병원 갔으니 잘했다
ㅇㅅ •
혼자 아플 때 계란 푼 라면이 사실상 응급실이지. 다음엔 마늘도 넣어봐요, 효과는 모르지만 기분은 확실히 낫습니다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