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데 계속 생각나는 글 하나 봤어. 제목이 그냥 '넋두리'인데, 내용이 딱 몇 줄이야. "현명한 판단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오늘은 그 말이 왠지 자기를 낙담하게 만든다고. (분쟁 있다가 어디선가 중재나 결론이 난 상황인 듯. 합의든 판정이든 뭔가 마무리된 느낌임)
본인 잘못도 있다고 인정은 해. 근데 나만 잘못한 건 아닌데, 이 한 줄에 감정 다 들어있음. 상대가 피해본 걸 과장한다면 막지는 않겠다고까지 써놨어.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보면 나만 손해 본 것 같다고. (막지 않겠다는 건 이미 싸울 기력도 다 털렸다는 뜻 같음)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진짜 킬링파트야.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이거 겉으로는 쿨한 척인데 속은 걸레짝인 사람만 쓸 수 있는 문장이잖아. 감정 다 삼키고 마무리 인사만 예쁘게 남기는 거.
감사하다는 말이 칼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좀 웃프더라. 잘못을 반반씩 나눠 가진 일에서 한쪽만 다 뒤집어쓰는 그림, 이민 생활에서 은근 흔하지. 언어 문제든 성격이 무른 거든 목소리 큰 쪽이 이기는 구조. 억울해도 길게 끌면 시간이랑 정신력이 더 깎이니까 그냥 접어버리는 사람들 진짜 많아.
댓글도 몇 개 붙었는데 정작 내용은 안 보이고 시간만 떠 있더라. 두 시간 전, 두 시간 전, 두 시간 전, 한 시간 전. (다들 뭔가 쓰다가 지웠거나 조용히 다녀간 느낌임) 이런 글에는 오히려 말 없이 스크롤 내리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해.
원래 이렇게 짧게 툭 던진 글이 제일 세더라. 구구절절 설명 안 하고 마지막에 행복하시길로 끝내는 사람, 사실은 제일 안 괜찮은 사람. 어디서 뭘 겪었는지는 몰라도 이 분은 그냥 좀 쉬었다 가면 좋겠어. 손해 본 건 손해 본 거고, 사람 좋아서 진 건 진 게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