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뒷문 계단, 재활용 통 옆. 쓰레기 봉투 들고 내려왔는데 길 건너 커피집 사장님이 나 보고 손을 흔들더라. 나도 반사적으로 봉투 든 채 양팔 다 들고 흔들었지. 문제는 그 인사, 내 뒤에서 강아지 산책 중이던 이웃 아주머니 거였음. 새벽 6시 반에 골목에서 만세 하고 있는 한국 아저씨 완성.
민망해서 그냥 들어가려는데 사장님이 웃으면서 건너오더니 '너 저 앞 미용실에서 일하지' 이러는 거. 캐나다 온 지 1년, 출퇴근 3분 거리라 매일 눈만 마주치고 지나가던 사이인데 오늘 처음 이름 알았다. 다음 주 토요일에 골목에서 이웃들끼리 뭐 굽는다고 오라고 함.
결론은 손 잘못 흔들어서 아는 사람 하나 생겼다. 아내는 얘기 듣고 십 분 동안 웃었고, 나는 아직도 그 만세 자세가 떠올라서 혼자 이불킥. 근데 진지하게, 그런 데 갈 때 뭐 들고 가는 게 맞아. 과일이면 너무 한국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