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주차장에서 목 꺾고 별 세다가 옆방 형이랑 상봉
12시 44분에 룸메 코골이 덕분에 강제 기상했다. 물 마시러 나가다가 창밖이 너무 맑아 보여서 그냥 슬리퍼 끌고 숙소 앞 주차장으로 나갔다.

8월 새벽인데 23도. 반팔 반바지인데 하나도 안 춥고 습하지도 않고, 딱 이불 밖으로 발 하나 빼놨을 때 그 온도. 밴쿠버 여름 새벽은 밸런스 붕괴 캐릭터다. 리치먼드는 건물이 낮아서 하늘이 통째로 보이는데 고개 드니까 별이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우리 동네에서 보이던 별은 세 개였는데 여기선 세다가 조용히 포기했다.

그러다 왼쪽에서 뭐가 쫙 그어졌다. 별똥별. 혼자 손 흔들며 우와 하고 있었는데 쓰레기 버리러 나온 옆방 형이 왜 주차장에서 춤추냐고 물었다. 결국 둘이 십 분 동안 목 꺾고 하늘 봤고, 형은 두 개 봤다고 끝까지 자랑했다. 판정 불가.

캐나다 온 지 딱 1년인데 오늘 새벽 공기 한 번에 그동안 닦은 접시가 다 세이브된 기분이다. 내일 출근 전에 또 나와야지.
ㄹㄹㅋ •521
댓글 5
이 시기 페르세우스 유성우 꼬리라던데 진짜 부럽네요. 저희 동네는 나무가 하늘을 다 먹었습니다
ㄴㅅ •
형 두 개 봤다는 건 통계적으로 하나는 비행기임
ㅆㄹ •
    
확신에 차서 팩폭하는 거 보니 이 형도 새벽 하늘 보다가 비행기한테 몇 번 속아본 적 있나보네
ㅊㅊㅋ •
    
별똥별인 줄 알고 소원 빌었는데 에어캐나다 정시 운항만 빌어준 셈이지
ㅅㅅㅅㅈ •
여름 새벽 온도 진짜 미쳤죠. 그거 하나로 겨울 우기 4개월 참는 거 아니겠습니까
ㅂ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