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부모님 모시고 어스틴에 있는 코리아나 아구찜 갔다가 기분 좋아서 글 남긴다는 사람 있더라. 원래 종종 가는 단골집이래. 아구찜만 먹는 게 아니라 돈까스, 갈비탕, 순대볶음까지 다 맛있다고 메뉴 브리핑까지 해놨음.
근데 포인트는 음식이 아니고 서버분이야. 중년 남성분인데, 예전에 부모님이 그 가게 갔다가 하필 단체손님 주문이랑 타이밍이 겹쳐서 테이블이 없어서 그냥 발길 돌린 적이 있었대. 그걸 이 서버분이 기억하고 계셨던 거지. 이번에 다시 방문했을 때 부모님 얼굴 알아보시고 저번에 헛걸음하게 해서 죄송했다면서 음료수까지 서비스로 챙겨주셨다는 거야. (한 번 스쳐간 손님 얼굴을 기억한다는 건 그냥 일로 하는 수준이 아닌 듯)
게다가 그날 아구찜은 역대급으로 생선 양도 많고 양념도 미쳤다고 함. 그래서 맛도 맛이지만 매번 기분 좋게 먹고 나온다고, 순수하게 잘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 쓴다고 마무리하셨어. 밴쿠버 모든 한인 레스토랑 화이팅이라는 문장까지.
요즘 커뮤니티 열면 팁 얼마 뜯겼다, 서버가 인상 썼다, 음식에서 뭐 나왔다 이런 글만 스크롤 되는데 이런 글 하나 나오니까 속이 다 시원하다. 사실 테이블 없어서 손님 돌려보낸 건 가게 잘못도 아닌데 그걸 마음에 담아두고 사과까지 하시는 건 그냥 사람이 좋은 거지. 저런 사장님·서버분 있는 가게는 진짜 오래 갔으면 좋겠음.
반응도 은근 빨랐어. 글 올라가고 20분 안에 벌써 댓글이 붙기 시작했거든. 보통 칭찬글은 조용히 지나가는 게 국룰인데 이건 사람들이 바로 반응한 거야. (다들 미담에 목말라 있었나봄)
이런 글 하나가 광고 백 개보다 세다고 본다. 다음 주 주말에 어스틴 코리아나 웨이팅 생기면 다 이 글 때문일 거야. 나도 조용히 저장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