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뒷방, 접이식 테이블 위에 이력서 마흔 장을 부채처럼 펼쳐 놓고 앉았습니다. 10년 동안 혼자 열고 혼자 닫던 가게에 드디어 사람을 뽑겠다고 공고를 올렸거든요. 올린 지 사흘 만에 마흔 장이라니, 제 가게가 이 정도로 인기 있는 줄은 몰랐네요.
면접을 보는데 기분이 참 묘하더라고요. 이민 초기에 제가 이력서 들고 손 떨면서 문 앞을 서성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제가 물 한 잔 따라 드리는 쪽이 됐지 뭐예요. 그래서 오시는 분마다 편하게 앉으시라고 먼저 말씀드렸습니다. 그 떨림을 아는 사람이 저니까요.
결국 오후반 맡아 주실 분을 정했고, 오늘 처음으로 두 시간 가게를 맡기고 나왔습니다. 앰블사이드 벤치에 커피 한 잔 들고 앉아 바다 보는데, 어깨가 이렇게까지 가벼워도 되나 싶더라고요. 10년 만의 평일 오후 휴식, 솔직히 아주 통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