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포인트 공원 잔디밭, 스크린 세우는 자리 정면 세 번째 줄에 돗자리 딱 깔고 앉았다. 동네 야외 상영회 본다고 1층 가게 문에 '오늘은 8시에 닫습니다' 손글씨까지 붙이고 2층에서 담요 챙겨 내려온 거다. 5년 살면서 동네 행사 제대로 챙긴 게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한 시간을 기다렸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는데 손에 든 게 팝콘이 아니라 배드민턴 라켓이더라. 알고 보니 영화 상영은 지난주에 끝났고 오늘은 커뮤니티 운동 모임. 나 시청 홈페이지 일정표 똑똑히 봤다니까. 근데 그게 작년 페이지였다는 거지.
진짜 억울한 건 그다음. 돗자리 접고 나오는데 우리 가게 단골이 지나가면서 '사장님 오늘 왜 일찍 닫았어요, 라떼 마시러 갔는데' 이러는 거다. 매출도 날리고 엉덩이도 시리고. 14도인데 반팔 입은 나만 혼자 벌 받는 기분.
교훈. 여기 동네 행사 일정은 시청 홈페이지가 아니라 인스타를 믿어야 한다. 내년엔 담요 두 장 들고 다시 간다. 그때는 가게 문 안 닫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