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할머니가 두고 간 종이봉투 정체
밤 11시 40분에 현관문 앞에서 종이봉투 하나를 발견했어. 열어보니까 블루베리가 한 가득. 뒷집 린다 할머니네 마당에서 딴 거였음.

사실 두 달 전에 그 할머니가 우리 집 앞에 서서 리사이클링 통을 가리키며 뭐라뭐라 하셨거든. 나랑 룸메는 '아 우리 분리수거 잘못했나' 하고 3일 동안 병뚜껑까지 검열했었음. 근데 알고 보니 통을 좀 옆으로 밀어주면 자기 손자 자전거가 지나간다는 얘기였어. 5년 살았는데 아직도 청해력이 이 모양이야.

그 후로 인사 몇 번 하다가 내가 튜터라고 했더니 손자 수학 좀 봐달라 하셔서 두 번 봐줬는데, 그 대가가 이렇게 블루베리로 돌아왔네. 메이플 릿지 물가에 이거 사려면 최소 8불인데.

지금 새벽 1시, 수업 자료 만들다가 블루베리 한 알씩 집어먹는 중. 이불 밖은 좀 서늘한데 마음은 왜 이렇게 뜨끈하지. 이래서 이 동네 못 떠나겠어.
ㅎㅋㅎ •542
댓글 5
청해력 이 모양이야 부분에서 제 얘긴가 했습니다. 저도 이웃이 손 흔든 게 인사인지 항의인지 몰라서 그냥 같이 흔들어요
ㅂㅋ •
블루베리 8불... 물가 환산 들어가는 거 완전 이민자 감성이네 ㅋㅋㅋ 근데 진짜 마당 블루베리가 마트 것보다 훨 맛있음
?? •
우리 동네 할머니들 인심 진짜 최고임. 저는 작년에 호박 하나 받았는데 너무 커서 반년 동안 수프만 먹었어요
ㅁㅇ •
    
호박 수프를 반년이나 먹었다는 건, 이웃 정 무서워서 못 버렸다는 얘기죠? 맛있어서가 아니라
ㅇㅇㅇㅋ •
    
반년치 수프는 정이 아니라 계약이지. 받는 순간 냉동실이 볼모가 되는 거야
ㅇㅇㅋ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