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살던 세입자가 나가면서 집에 흔적을 좀 남겼는데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냐고 집주인이 조언 구하는 글 봤어. 세입자가 자기가 직접 사람 구해서 처리하는 건 어렵다고 집주인한테 부탁을 했다는거야. (본인이 핸디맨 구하고 스케줄 잡는 게 부담이었거나 나갈 날짜가 촉박했나봄)
그래서 집주인이 주변에서 소개받아 견적을 뽑아봤는데 시급 70불에 4시간, 총 280불이 나왔대. 이걸 그냥 디파짓에서 제하고 세입자한테 청구하면 되는건지, 아니면 보통 다른 방법을 쓰는건지 묻는 거였음. 280불이 과한 금액인지 오히려 충분한 편인지도 감이 안 온다고 하고.
세입자가 먼저 부탁했다는 게 포인트인데 여기서 함정이 하나 있어. BC에서 디파짓은 집주인 마음대로 깎을 수 있는 돈이 아니야. 세입자가 '이 금액 제하세요' 하고 서면으로 동의를 해주거나 RTB 결정이 있어야 손댈 수 있음. 말로 '알아서 처리해주세요' 한 거랑 서면 동의는 완전 다른 얘기라서, 나중에 세입자 마음 바뀌면 디파짓 두 배 물어주는 시나리오까지 열려있음.
게다가 3년이면 어지간한 못자국이랑 벽 긁힘은 normal wear and tear로 넘어가는 구간이야. 페인트 수명 자체를 몇 년 단위로 보는 기준이 있어서 3년 살고 나간 세입자한테 벽 흔적 비용 청구하는 건 애초에 잘 안 먹혀. 사진에 있는 게 대못 박아서 석고보드가 뚫린 수준이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댓글 반응도 비슷하게 갈렸어. 280불이면 밴쿠버 시세로는 오히려 착한 편이라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절차가 문제라고 짚어주는 댓글이 제일 많았고, 인보이스 받아서 세입자한테 보여주고 서면 동의부터 받아두라는 조언도 줄줄이 달렸어. 3년치 wear and tear면 그냥 집주인 비용으로 털어버리는 게 속 편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반대로 요즘 세입자들 나갈 때 청소도 안 하고 배짱 부리는 경우 많으니 이 정도는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쪽도 꽤 보였음.
집주인이 악의로 물어본 것 같지는 않아. 오히려 '이거 청구해도 되나요?' 하고 먼저 물어본 것 자체가 양심적인 쪽이지. 근데 BC 임대차법은 선의랑 별개로 절차 안 지키면 그냥 집주인이 짐. 종이 한 장에 서명 받는 게 280불보다 훨씬 값싸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오기 전에 처리하는게 좋을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