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캠핑카 밖에서 혼자 달빛 샤워한 썰
캠핑카 문을 살짝 열고 슬리퍼 차림으로 밖에 나왔어. 새벽 3시 44분인데 잠이 안 와서 써리 주변을 딱 한 바퀴만 걸을 생각이었지. 그런데 문 닫히는 소리가 생각보다 우렁차더라. 고요한 캠핑장에 쾅 소리만 풀옵션으로 울림. 괜히 아무도 없는데 허리 숙여 사과했어. 민망함은 셀프 서비스였고.

하늘은 맑고 기온은 14.6도라 공기가 제법 서늘했어. 별도 잘 보이고 나무 냄새도 은근 좋더라. 캐나다 온 지 6개월 만에 이런 조용한 새벽 산책은 처음이라 잠깐 감성에 젖었지. 문제는 캠핑카 위치를 순간 헷갈렸다는 거야.

비슷한 차 앞에서 한참 서성이다가 창문 커튼이 움직여서 바로 뒷걸음질 쳤어. 남의 캠핑카 앞에서 달빛 감상하는 수상한 여자가 될 뻔함. 결국 내 차를 찾아 들어왔는데, 산책보다 식은땀이 더 많이 났네. 자연은 평화로운데 나만 소소하게 난리였어.
ㅌㅌㅈ •439
댓글 4
허리 숙여 사과하신 장면이 제일 선명하네요. 새벽 숲에 예의까지 갖추셨습니다
ㅂㄷ •
비슷한 캠핑카 많으면 진짜 순간이동한 기분 들지. 다음엔 문 앞에 나만 알아보는 표시 하나 붙여둬
ㄱㅎ •
캐나다 6개월 차라 풍경은 익숙해져도 내 자리는 아직 낯선 건가? 달빛 샤워하러 나갔다가 정착 튜토리얼 한 판 돌았네
ㅁㅁㅁㅈ •
    
6개월이면 아직 튜토리얼 맞지. 나도 1년 넘었는데 아직 밤에 우리 집 층수 헷갈릴 때 있음
ㄱㄱㄱ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