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히드에서 얼떨결에 완성한 문화생활
도서관 입구에서 반납함을 출입문으로 착각하고 한참 서 있었어. 오늘 오후 3시 반쯤 로히드 근처 캐머런 도서관에 갔는데, 직원분이 조용히 옆문을 가리켜주심. 시작부터 관광객 인증 제대로 했지 뭐야.

휴학하고 캐나다 온 지 1년인데도 지방 친구 집에 얹혀살다 보니 문화생활은 늘 다음 주로 미뤘거든. 오늘은 흐리고 13.8도라 산책하기 딱 애매해서 도서관 전시 코너를 구경했어. 버나비 옛날 사진들이 있었는데 지금 익숙한 길이 완전 시골처럼 보여서 신기했음.

무료 엽서 만들기 코너도 발견해서 단풍이랑 스카이트레인을 그렸어. 그림 실력은 유치원 특별반인데 직원분이 예쁘다고 해주셔서 자신감 급상승. 친구 냉장고에 붙여두니 제법 현지 생활 고인물 작품 같더라. 돈 한 푼 안 쓰고 전시도 보고 추억도 남겨서 괜히 뿌듯한 오후였어.
ㅊㅊㅊㅈ •435
댓글 4
반납함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셨다니 도서관이 책으로 받아갈 뻔했네요. 무료 엽서 코너는 저도 가보고 싶습니다
ㄱㄷ •
스카이트레인 그린 순간 이미 밴쿠버 작가 데뷔한 거야. 냉장고 전시회 관람료는 간식으로 받자
ㅂㅅ •
엽서를 친구 냉장고에 붙인 순간부터 로히드가 슬슬 내 동네처럼 느껴진 거 아냐? 정착은 비자보다 냉장고 한 칸에서 먼저 시작되더라
ㅁㅈㅁ •
    
냉장고 한 칸이 부동산 계약서보다 강력하지. 그 순간부터 얹혀사는 게 아니라 사는 거임
ㄹㅋㄹ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