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6주마다 오시는 단골 할머니가 오늘도 예약 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 손에는 늘 그렇듯 은박지에 싼 바나나 브레드가 들려 있었다. 근데 이번엔 두 덩이. 혼자 사는 애가 밥은 챙겨 먹냐고, 우리 엄마도 요즘 안 하는 걱정을 다운타운 미용실에서 듣고 있다.
처음엔 내 이름 발음을 계속 어려워하셔서 그냥 편한 대로 부르시라고 했었다. 근데 어느 날부터 혼자 연습해 오셨는지 정확하게 부르시더라. 심지어 옆자리 동료가 잘못 부르면 대신 고쳐주기까지 하심. 그 장면 보고 가위 든 채로 잠깐 멈췄다.
오늘은 커트 끝나고 거울 보시더니 네 영어가 5년 전보다 훨씬 늘었다고 칭찬을 하셨다. 그래서 할머니 안녕하세요 발음도 많이 느셨다고 받아쳤더니, 가위 든 사람한테 발음 지적당하면 무섭다며 웃으셨다.
5년 동안 이 동네에서 버틴 이유를 가끔 까먹는데 오늘 다시 기억났다. 한 덩이는 바로 먹고 한 덩이는 냉동실행. 다음 예약은 6주 뒤 오후 3시로 잡아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