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km 걷고 블랙베리 한 통 채워왔어. 오늘 아침에 원래는 커버레터 쓰려고 노트북 켰는데, 커서만 30분 깜빡이길래 그냥 접고 나갔지. 트레일 가는 길에 하늘은 회색 담요 덮은 것 같고 기온은 15도, 후드 하나 걸치니까 딱 완벽했음.
트레일 옆에 블랙베리가 아직 남아있는 거 발견해서 신나서 손 뻗었는데 가시한테 손등 세 방 헌납. 그래도 포기 안 하고 텀블러에 반통 채웠어. 지나가던 할머니가 저쪽 안쪽이 더 크고 달다고 알려주시더라. 캐나다 온 지 6개월인데 이런 로컬 정보 공유가 제일 정겨워.
집에 오니까 우리 냥이가 내 손 냄새 킁킁 맡고 이게 뭐냐는 표정으로 쳐다봄. 씻어서 요거트에 얹어 먹었는데 취준생 아침으로 이 정도면 호화롭지. 이력서는 오후에 쓴다. 진짜로. 가을 오는 냄새 맡으니까 왠지 이번 달엔 연락 올 것 같은 기분이야.
